[EUR/USD] 트럼프 ‘강달러’ 발언에 힘입어 달러 상승 반전

전일(25일) 외환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강달러 선호 발언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 결과 등의 영향으로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혼조세를 나타냈다.

먼저, 이날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의 약달러 선호 발언 여파로 USD/JPY 환율이 108엔대로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24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 총회에서 무역과 기회 측면에서 달러 약세는 우리에게 좋다고 말했다. 이에 엔화 매수/달러 매도로 투자심리가 쏠리는 모습이었다.

장중 일본 수입업체들의 엔화 매도/달러 매수에 힘입어 한때 109.46엔까지 회복했던 USD/JPY 환율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 전문가 도시마 이쓰오 도시마&어소시에이츠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이후 이와 같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이 나와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증폭됐다고 설명했다.

유럽외환시장 들어서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유로존 경제가 견고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는 발언에 힘입어 유로화가 달러화에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1.2537달러까지 상승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유로존이 탄탄한 경제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여전히 유로존에서 인플레이션을 높이기 위해 통화가 공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다만, 유로화 가치가 상승하는 것과 관련, 최근의 환율 변동성은 불확실성의 원천으로 관찰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했으나 유로화의 상승을 막지 못했다.

이날 ECB는 성명을 통해 정책금리인 레피금리를 기존 0.00%로 동결하고, 한계 대출금리와 예치금 금리도 모두 기존의 0.25%와 -0.40%로 유지했다.

이날 1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는 ECB 성명 발표 직후에는 하락했다가 드라기의 성장 호조 발언에 2015년 이후 최고치인 0.630%까지 급등했다.

애버딘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애시 펀드 매니저는 ECB 회의는 투자자들에게 ‘매파 메시지’를 줬다며 ECB는 물가에 대해서 더 자신감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애시는 이날 유로화 상승에 뚜껑을 씌우려는 드라기의 주요 임무는 잘 작동하지 않았다며 유로화 저점 매수 기회를 지켜보던 세력에게 아무 기회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뉴욕외환시장 들어서는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이날도 약달러 옹호 발언을 내놨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수직 상승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엇갈린 모습이었다. 먼저,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주 20일까지 한 주 간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3만3000건을 기록해 직전 주 21만6000건보다 늘었다. 다만, 이는 전문가 예상치 23만5000건은 밑도는 기록이다.

이어서 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지난 12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0.6%를 기록해 직전 월 수치이자 전문가 예상치인 0.5%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미국의 신규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9.6% 감소한 연율 62만5000건을 기록해 직전 월 68만9000건과 전문가 예상치 67만5000건을 모두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달러화 가치에 대해 전날 내놓았던 발언은 분명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해당 발언은 균형 잡혔고 기존에 자신이 했던 발언들과 일관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EF에 참석하면서 가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달러는 강해지고 또 강해질 것이고, 궁극적으로 나는 달러 강세를 보기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므누신의 발언과 관련 그의 정확한 성명을 읽었다면서 맥락에서 벗어나게 해석됐다고 말했다.

25일 EUR/USD 환율은 전 거래일 1.2403달러보다 상승(달러 하락)한 1.2380달러 근처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03% 오른 89.27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