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ECB, 500유로 지폐 퇴출.. 마이너스 금리 ‘걸림돌’ 치워

ECB, 500유로 지폐 퇴출.. 마이너스 금리 ‘걸림돌’ 치워

FX분석팀 on 05/05/2016 - 09:09

현지시간 4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결국 500유로(약 66만3835원)짜리 지폐를 퇴출하기로 했다.

이날 ECB는 오는 2018년말까지 500유로 지폐의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500유로 지폐는 무기한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CB는 고액권인 500유로 지폐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2월 500유로 지폐의 폐지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고액권이 탈세, 마약 거래, 테러 자금 등 범죄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ECB는 500유로 지폐가 애초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분석이 많다. 500유로 짜리 고액권이 ECB 통화정책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고액권은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역할을 하지만, 지금 유로존의 상황은 다르다. 극심한 정체를 보이는 유럽의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ECB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마이너스 금리란 은행에 돈을 맡길 때 이자를 받는 대신 보관료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시장에 돈이 돌도록 하려고 취한 극단적인 통화 정책이다.

하지만 고액권은 현금으로 보관하기 쉽다. 보관료를 내고 은행에 맡기느니 차라리 500유로짜리 지폐로 바꿔 집에 쌓아두는 게 유리하다. 자칫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통화량을 더 줄이는 결과로 끝날 수 있다.

씨티그룹의 월럼 뷰이터 이코노미스트가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하려면 현금을 폐기하거나 현금에 세금을 물려야 할 것이라며 현금 사용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CB 입장에서 500유로 지폐는 마이너스 금리의 정책적 효과를 반감시키는 걸림돌이다. 고액권 사용을 막거나 없애면 현금 보관의 불편함이 커지고 금융거래가 지금보다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점을 노린 셈이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ECB가 서둘러 500유로 지폐를 없애기로 한 진짜 이유다.

 

Send Us A Messag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