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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저유가에 결국 통화가치 평가절하 단행

FX분석팀 on 02/18/2016 - 08:33

현지시간 17일 유가 급락세로 재정 압박에 몰린 베네수엘라가 국내 휘발유 가격인상과 통화가치 평가절하 조치를 동시에 단행했다.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 공조 협의를 주도하는 대외적 노력에 이어 나온 대내 조치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거의 20년만에 처음으로 휘발유 가격을 올리고 화폐통화를 절하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리터당 0.01달러인 고급 휘발유 가격은 0.95달러로 100배 가까이 오른다. 베네수엘라에서 휘발유 가격이 인상되는 것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휘발유 가격은 세계에서 가장 싼 편에 속한다며 이번 인상분은 거의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균형을 위해 필요한 행동이자 조치라며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또 복잡한 환율제도를 18일부터 단순화한다며 생필품 수입에 적용되는 고정환율을 37% 올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공식 환율을 3개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하나는 식품, 의약품 등 생필품을 구입할 때 적용되는 CENCOEX, 다른 하나는 기업들이 해외에서 기타 공산품을 수입하기 위해 정부 입찰로 달러를 배정받을 때 적용되는 SICAD, 마지막 하나는 환전소와 은행 등에서 개인이 달러를 매매할 때 따르는 SIMAD이다.

베네수엘라는 SICAD와 SIMAD를 통합해 공식 환율을 2개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식품과 의약품 등 생필 수입품에 대해서는 고정환율로 적용하고 나머지 거래에 대해서는 ‘변동’환율과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마두로 대통령은 밝혔다. 생필품 수입에 적용되는 환율은 37% 올라 달러당 6.3 볼리바르에서 10 볼리바르로 상승한다.

지난 1989년 베네수엘라 정부는 식품과 휘발유 가격을 동시에 급격하게 올린 바 있다. 이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폭동이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중심의 좌파가 정권을 잡게 되는 계기가 됐다. 좌파 정부는 마두로 현 대통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유가 폭락세가 지속되면서 베네수엘라 경제는 벼랑끝에 몰렸다.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했던 유가가 2014년 여름 이후 급락하면서 20달러선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베네수엘라는 원유매장량 세계 1위 국가로 수출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95%에 달한다. 베네수엘라 경제는 지난해 10% 위축됐고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기초 생필품 부족을 겪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석유장관을 특사로 파견해 산유국들 사이의 생산조절 협상을 주도해 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아라비아, 러시아, 카타르와 함께 결정한 산유량 동결에 대해 이후 감산 합의를 향한 첫번째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가 안정을 위해 석유수출국(OPEC)와 비OPEC 사이의 새로운 연맹을 촉구했다.

주요 산유국들의 결정에 대해 반감을 보이던 이란이 산유국 사이 공조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 유가는 17일 7% 폭등했다. 이란은 이날 카타르, 베네수엘라와 회의를 갖고 산유량을 1월 수준으로 동결하는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제 겨우 제재에서 벗어난 이란이 감산에 동참할지는 불분명하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이란이 동결에 동참할지에 대해서 확실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이란의 원유수출량은 제재 이전인 2012년 일평균 250만배럴에서 제재 이후 110만배럴로 줄었다. 이란은 지난해 서방과 핵협상 타결에 성공했고 서방은 지난달 공식적으로 제재해제를 이행했다. 제재 해제로 늘어난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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