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 CPI 발표 소화하며 달러 약세

전일(14일) 외환시장에서는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미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강세를 보였던 달러화가 숨고르기를 보이며 주요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먼저, 이날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미 1월 CPI가 2%대 진입에 실패하면서 150엔을 돌파했던 USD/JPY 환율은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작용하며 하락세로 돌아서는 모습이었다.

전날 발표된 미 1월 CPI는 전년 대비 3.1% 상승해 월가 예상치 2.9% 상승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3.9%를 기록해 예상치인 3.7%를 넘었다.

해당 지표 발표 이후 USD/JPY 환율은 약 석 달 만에 150엔을 돌파하며 150.873엔까지 레벨을 높였다.

하지만 이날 일본 외환당국 관계자들의 구두개입성 발언이 이어지면서 환율은 일부 되돌림을 보였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 급격한 환율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환율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다 마사토 재무관도 최근 환율 움직임이 상당히 급속하다며 필요시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한 전문가는 USD/JPY 환율이 추세적 저항선 152엔에 근접하고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이 당국 개입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럽외환시장 들어서는 유럽중앙은행(ECB) 관계자의 매파 발언에도 엇갈린 유럽 경제지표 결과에 유로화가 장중 달러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루이스 귄도스 ECB 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지속적으로 돌아가는지 확인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너무 앞서 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비치는 0.0%로 정체된 상태를 유지했다.

지난해 3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였지만 4분기에 정체되면서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기술적인 경기 침체는 피했으나 스태그네이션(경제 침체 상황이 1년 정도의 기간 동안 약 2%~3% 이하로 떨어진 상태) 우려는 지속됐다.

이어서 유로존의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2.6% 증가 월가 예상치 0.2% 감소와 달리 깜짝 증가했다.

뉴욕외환시장 들어서는 예상을 웃돈 미 CPI 여파를 어느 정도 소화하며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미 CPI 결과가 확인된 이후 연준 금리인하 시점은 사실상 6월로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은 오는 6월에 25bp 인하 가능성을 53.7%로 반영했다. 3월 동결 확률은 89.5%, 5월 동결 확률은 61.5%로 나타났다.

한편, 당국자들은 1월 인플레이션 수치만으로 미국 금리인하 경로에 큰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약간 높아져도 여전히 같은 경로에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12개월 기준으로 2%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CPI의 작은 변동에만 초점을 맞추고 장기적인 추세를 보지 못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며, 인플레이션 폭발에도 경제 성장은 강하고, 임금은 오르고, 인플레이션은 대부분의 사람들에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보통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한 전문가는 예상보다 강한 1월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는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준비하기에 좋은 모습은 아니라며 달러가 강세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계절적 패턴으로 2월에는 달러를 선호하는 성향이 있고, 연준의 다음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지표가 2월 29일이 돼야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달러화가 앞으로 몇 주 동안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EUR/USD 환율은 전 거래일 1.0710달러보다 상승(달러 가치 하락)한 1.0727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0.14% 하락한 104.71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