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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SDR 정식 편입.. ‘위안화의 힘’ 어디로?

FX분석팀 on 09/29/2016 - 09:56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으로 불리는 SDR(Special Drawing Rights)은 ‘종이로 만든 황금’으로 통한다. 세계 중앙은행인 IMF가 발행하고, 지급을 보장해주는 장부상의 가상 화폐다. 이 SDR은 IMF 회원국이 급박한 자금을 필요로 할 때 무담보로 외화를 빌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지난해 흔들리던 그리스 경제에 자금을 대준 것도 바로 IMF SDR이었다. 한국도 외환위기 때 IMF로부터 155억 SDR(당시 210억 달러)을 차관으로 받았다.

IMF는 이렇게 특별인출권이 부여된 자금으로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 유로, 파운드, 엔 등 단 4종의 화폐에만 일정 비율로 분산 투자를 해왔다. IMF 뿐 아니라 세계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도 그렇게 했다. 이렇게 SDR에 편입된 화폐는 세계 기축통화로서 국가 간 결제나 금융 거래의 기본 화폐로 쓰인다.

현지시간 29일 중국 신징바오(신경보)는 내달 1일부터 중국 위안화가 이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5번째 화폐로 정식 편입된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이 2000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것과 견줄 만한 전환점으로 꼽힌다.

중국은 SDR 편입을 계기로 위안화를 세계 기축통화로 키울 발판을 마련한다. 중국은 특히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과 투자를 늘리며 진정한 경제 대국이 되기를 원하는데 SDR 편입으로 그 총알이 될 ‘위안화의 힘’을 얻게 됐다는 평이다.

IMF는 이전까지 SDR 통화 바스켓에 16개국 화폐를 편입했지만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자 1980년부터 달러, 파운드, 엔, 마르크, 프랑화 등 5종 화폐로만 바스켓을 구성했다. 이 5개국이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다는 의미다. 5개국 위상을 잘 아는 다른 국가들은 이후 SDR에 자국 화폐를 편입시켜 달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

이렇게 정해진 SDR 바스켓 통화는 2000년 유럽연합이 탄생하며 마르크화와 프랑화가 유로화로 바뀐 것을 빼면 한번도 흔들림이 없었다.

바로 이 기득권을 비집고 들어간 것이 중국이다. IMF는 SDR 편입 화폐의 전제 조건으로 해당 국가의 화물 및 서비스 무역이 세계 최상위권이어야 하며, 전 세계에서 자유롭게 사용 가능해야 한다는 2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중국은 이미 2014년 기준 수출 비중이 전 세계의 12.37%로 2위 미국(8.57%)이나 3위 일본(3.6%)을 압도했다.

이어 최근 10년간 위안화를 30% 이상 절상시키고, 지난해 8월에는 환율 중간가격을 시장 자율에 맡기며 일정 부분 변동환율제를 도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해 9월과 10월에는 시진핑 국가 주석이 잇따라 미국과 영국을 방문하며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위안화의 SDR 편입을 불편해하는 강대국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서다.

중국이 이렇게 공을 들인 이유는 SDR 편입으로 그만큼 얻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양적완화(QE)를 단행한 국가는 모두 SDR 통화 바스켓 소속 국가들 뿐이었다. 세계 기축통화이다보니 돈을 마음대로 찍어 자국 경제의 난제들을 풀었다.

베이징대 금융·증권연구중심 차오펑치 주임은 위안화의 SDR 편입은 일종의 국제 비축화폐가 되는 것으로 언제든지 다른 화폐나 금으로 바꿀 수 있는 태환성을 IMF가 보증해주는 셈”이라며 “위안화 국제화가 한결 앞당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중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 원가부터 낮아질 전망이다. 중국 런민대 경제학원 류루이 교수는 더 많은 국가들이 달러를 거치지 않고 바로 위안화 투자를 받아들일 수 있어 중국 기업의 위안화 투자 원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생긴다며 항공이나 석유 관련 기업들의 해외 결제도 더 편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이나 현지 쇼핑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신징바오는 한국이나 태국 상점에서 이제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결제하는 모습이 급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국채 같은 위안화 자산 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21스지징지바오다오(21세기경제보도)는 위안화의 SDR 구성비율이 10.92%로 앞으로 5년 내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국채 투자비중이 지금보다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위안화 SDR 가입은 위안화 자산 수요를 더 늘리고 위안화 가치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위안화 국제화로 자신감이 커진 중국 금융시장 개방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구축)’ 사업에 위안화 결제가 적극 활용되며 중국의 전 세계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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