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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 합의 ‘과민반은’.. 유가 랠리 꺾여

FX분석팀 on 09/29/2016 - 09:59

현지시간 28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8년 만에 처음으로 산유량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덕분에 이날 국제유가는 5-6% 급등했다.

그러나 아시아시장이 열린 29일 전자거래에서는 랠리가 이어지지 않았다. 누가, 언제부터 산유량을 얼마나 줄일지 불투명해 시장이 과민반응했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OPEC 14개 회원국은 28일 알제리 알제에서 회동한 지 4시간 반 만에 산유량을 하루 평균 3250만-3300만배럴 수준으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OPEC의 지난달 산유량(하루 3324만배럴) 추정치를 기준으로 감산 규모가 하루 24만-74만배럴쯤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가 2014년 6월 정점에서 반 토막 나는 사이 OPEC이 유가 부양을 위해 감산에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OPEC은 2008년을 끝으로 공식적으로 산유량을 줄인 적이 없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요국은 국제유가가 곤두박질친 지난 2년여 동안 오히려 공격적인 증산으로 맞섰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OPEC의 태도 변화에 국제 원유시장은 환호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5.9% 오른 배럴당 48.69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배럴당 47.05달러로 5.3% 뛰었다.

그러나 이튿날 아시아 거래에서는 브렌트유와 WTI 모두 등락을 거듭하며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유가 급등세가 불과 몇 시간 만에 냉각된 건 이번 합의가 ‘밑그림’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OPEC의 감산 합의는 상징적인 수사일 뿐 알맹이가 드러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건 누가, 언제, 얼마나 감산에 나설지 정하는 것이다. OPEC은 오는 11월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공식 총회 때까지 이를 논의해 결정한다는 방침인데 최종 합의가 도출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WSJ는 증산 방침을 고수해온 이란,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이 과거 정점 수준의 산유량을 회복할 때까지 감산을 미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제프 퀴글리 스트라타스어드바이저 에너지시장 책임자는 OPEC 합의에 흥분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중요한 건 구체적인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OPEC의 감산 합의가 국제유가에 단기적인 부양효과밖에 주지 못할 것이라며 올해 말(배럴당 43달러)과 내년 말(53달러) 유가 전망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OPEC의 알제 회동을 앞두고 올해 말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50달어에서 43달러로 낮춰 잡았다. 원유시장의 공급과잉이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골드만삭스는 OPEC의 감산이 결국 자멸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OPEC의 감산이 단기적으로 유가를 띄어 올리면 저유가로 부진했던 원유 생산에 다시 속도가 붙어 공급과잉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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