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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강경한 벽에 부딪힌 엔화 약세 몰이

FX분석팀 on 05/23/2016 - 09:06

일본 아베노믹스의 근간인 엔화 약세 몰이가 벽에 부딪혔다. 일본을 용인해주던 미국의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일본 센다이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는 일본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G7 회의장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환율이 물가전망을 흐리면 즉각 추가 완화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현지시간 20일 회의에 참석한 미국 재무부의 한 관료는 일본 엔화를 둘러싼 환율여건이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정당한 이유가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 관료는 개입을 정당화할 만한 무질서한 통화 움직임과 그냥 발생하는 시장 변동성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며 G7과 G20 국가들은 근린궁핍화 통화정책을 자제하자는 약속을 고수하고, 통화·재정·구조적 조치를 통해 경기를 진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 역시 통화가치를 경쟁적으로 평가절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한 언론 조찬모임에서 그는 그동안 일본이 통화정책에 너무 많이 의존해왔다면서 내수부양과 더불어 경제효율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 자문관이자 미국통으로 알려진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엔화 약세를 근간으로 한 아베노믹스가 발표됐을 당시만 해도 미국에서는 일본을 배려해주자는 분위기가 우세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국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 미국은 더 이상의 아량을 베풀기 힘든 처지가 됐다.

그는 얼마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연방준비제도 관계자들 몇몇을 만났는데, 엔화 약세가 미국 경제에 부담이 된다고 여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출구전략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 일본이 엔화를 약세로 몰아 가면 달러화가 너무 뛰어 오르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제때 금리를 올리지 못하면 자산시장에 거품이 생기거나, 향후 경기둔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여력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

G7의 일원인 영국도 이미 일본의 엔화 약세 몰이에 분명한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2월 상하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이용한 통화가치 절하 시도를 직접 겨냥했다.

당시 카니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가 낮아지지 않고 대출량도 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출금리가 인상되기까지 했다고 지적하며 은행 수익성을 보호하려다 생긴 이런 부작용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는 내수진작 효과 없이 오로지 환율경로에서만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경제 전체를 볼 때 이런 정책은 과도한 저축과 취약한 내수수요를 다른 나라에게 수출하는 행위라며 결과적으로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고 공짜점심은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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