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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고정환율제(달러페그제) 포기에 통화가치 추락

FX분석팀 on 06/21/2016 - 09:41

현지시간 20일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나이지리아가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달러화에 자국 통화가치를 묶는 고정환율제(달러페그)를 포기하면서 통화가치가 추락했다.

나이지리아는 그간 자국 통화인 나이라 가치를 달러당 199나이라로 고정했다. 하지만 현지시간 20일 이 같은 고정환율제 폐기로 나이라 가치는 달러당 265나이라로 급락했다. 하루 만에 40%가량 폭락한 셈이다. 외환시장에서 달러 주문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은 결국 거래 중단을 결정했다. 이후 거래가 재개됐지만 나이라 가치는 달러당 280나이라 수준까지 추가 하락했다.

나이지리아는 고정환율제 유지를 위해 그간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사용해왔다. 2014년말 이후 나이지리아가 사용한 외환보유액은 전체의 20% 수준에 이른다. 지난 5월 기준 외환보유액은 265억달러로 최근 10년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하락으로 매출이 크게 부진하면서 더 이상 외환보유액을 매각할 수 없게 됐다. 국제유가는 올해 2월 이후 꾸준히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2014년 수준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결국 고정환율제 폐기로 이어진 것이다.

나이지리아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석유수출국들은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대표적으로 베네수엘라는 유가 하락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점차 근접해지고 있으며 경제난으로 극심한 식료품 부족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 규모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렸다.

나이지리아의 고정환율제 폐기로 통화 가치 하락세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더들은 나이라화 가치가 달러대비 70%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SQM매니지먼트의 존 나에폴드 이사는 자본 유입은 없고 유출만 있다고 지적했다.

통화 급락 외에도 나이지리아는 이미 심각한 경제침체에 빠져 있다. 올해 1분기 나이지리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13.7%를 기록했으며 물가상승률은 5월 기준 15.6%로 치솟았다. 여기에다 나이지리아 반군의 원유시설 파괴로 석유생산에도 차질이 발생해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 기준금리는 지난 3월 1%포인트 인상해 현재 12%지만 중앙은행은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추가 금리인상을 고려 중이다.

다만 나이지리아 주식시장은 경기침체 및 통화급락에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고정환율제 폐기 이후 나이지리아 증시는 8% 상승했다. 통화가치 하락에 현금을 보유하면 손해라는 인식이 주식매입으로 이어진 결과라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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