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 속 달러 혼조세
전일(22일) 외환시장에서는 중국 지표 부진으로부터 비롯된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 속에 안전자산 수요가 확산하며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혼조세를 나타냈다.
먼저, 이날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전일 중국 경제지표 부진 영향이 지속된 가운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사태를 둘러싼 우려가 재 부각되며 안전자산인 엔화가 달러화에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캐나다 언론은 데이비드 맥노턴 주미 캐나다 대사의 인터뷰를 인용해 미국이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의 신병 인도를 캐나다 정부에 공식 요청할 계획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 사태가 재차 미-중 무역협상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에 안전자산인 엔화가 상승하고, 위안화와 호주달러는 하락했다.
유럽외환시장 들어서는 금주 유럽중앙은행(ECB)의 정례 통화정책 결정 회의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의 유로존 성장 전망치 하향 조정 등의 영향으로 유로화가 달러대비 3주 최저 수준에서 거래됐다.
먼저, 이날 발표된 유럽 경제지표는 양호한 모습이었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가 발표한 1월 독일 경기기대지수는 -15.0을 기록해 직전 월 -17.5와 전문가 전망치 -18.5보다 개선됐으며, 동시에 발표된 유로존의 1월 ZEW 경기기대지수 역시 -20.9로 전월 -21.0보다 소폭 개선됐다.
이날 IMF는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을 기존 1.9%에서 1.6%로 0.3%포인트 하향 전망했다. 특히 유로존의 중심축인 독일의 성장률이 1.3%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보다 무려 0.6%포인트 낮은 수치다.
IMF는 독일이 신규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기준을 강화한 요인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앞서 독일은 새 배출가스 규제책을 내놓았고 이에 자동차 생산량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IMF는 이 밖에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5%로 내다봤다. 이는 석 달 전 IMF가 내놓은 전망치인 3.7%보다 0.2%포인트 낮춘 것이다. IMF는 내년 경제 성장률도 3.7%에서 3.6%로 0.1%포인트 낮춰 잡았다.
IMF는 미-중 무역갈등의 긴장이 상존하고 있는 데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속에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뉴욕외환시장 들어서는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확산된 가운데,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더 안전통화인 엔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나타냈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인해 발표되는 미 경제지표가 많지 않은 가운데, 이날 유일하게 발표된 주택지표는 크게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지난 12월 미국의 기존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6.4% 감소한 499만채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월 533만채와 전문가 예상치 524만채를 모두 크게 밑도는 것으로, 지난 2015년 11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나타낸 것이다.
NAR의 로렌스 윤 수석 경제학자는 12월 판매 부진은 모기지 금리가 상승했던 이전 몇 달간의 영향을 반영한 것이라며, 다시 낮아진 모기지 금리 때문에 이번 봄에 주택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영국 실업률이 호조를 보인데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더욱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에 따라 파운드화가 달러화에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의 한 전문가는 2월 26일까지 브렉시트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50조 연장을 목적으로 하는 보수당과 노동당 양당 개정안이 승인될 가능성이 점차 보이기 시작했다며, 브렉시트 시기가 더 늦춰질수록 영국 의회가 2차 국민투표를 추진할 가능성은 더커진다고 지적했다.
이날 장 후반에는 이번주로 예정됐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기획 회의가 취소됐다는 보도가 나와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이후 백악관은 이를 부인했지만 무역 긴장 경계는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날 EUR/USD 환율은 전날 1.1361달러와 약보합 수준인 1.1359달러 근처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9% 하락한 96.28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