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 ECB 양적완화 지속에 유로화 급락세
전일(8일) 외환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놓고 시장의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ECB가 필요 시 양적완화(QE)를 연장할 수 있다는 발언에 주목하며 유로화가 달러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먼저, 이날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ECB 통화정책 회의를 앞둔 관망세 속에 USD/JPY 환율은 소폭 하락(엔화 가치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유럽환시에 예정된 ECB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확인하고 가자는 분위기가 강한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이 일본 30년 만기 국채 입찰 부진으로 달러 손절매에 나서면서 USD/JPY 환율은 장중 한때 113.10엔 초반까지 하락했다.
한편, 장중 발표된 일본과 중국의 경제지표는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먼저 이날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지난 3분기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는 전기 대비 0.3% 증가, 연율 환산으로 1.3% 증가를 기록해 앞서 발표된 예비치의 전 분기 대비 0.5% 증가, 연율 2.2% 증가에서 각각 하향 조정됐다.
반면,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지난 10월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 대비 22.7% 증가한 1조7천199억엔 흑자를 기록해 지난 2014년 7월부터 28개월 연속으로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중국 지표는 양호했다.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지난 11월 중국의 수출은 전년 대비 0.1% 증가한 1968억 달러 전문가 예상치 5.0% 감소를 크게 웃돌며 8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으며, 11월 수입은 6.7% 증가하며 예상치 -1.9%와 전월 치 -1.4%를 크게 웃돌며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유럽외환시장에서는 ECB가 자산매입 규모 축소 계획을 내놓은 것에 반응해 유로화가 달러대비 1.0873달러까지 급등했다가, 곧바로 자산매입 기간을 9개월 더 연장하고 필요 시 더 연장할 수 있다는 다소 비둘기파적 의지 표명에 주목하며 1.0596달러로 하락했다.
ECB는 이날 정례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00%로 동결하고, 초단기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40%, 0.25%로 유지했다.
ECB는 양적완화(QE) 프로그램 가동 기간은 연장했다. ECB는 내년 3월까지는 현재와 같이 채권매입 규모를 월간 800억 유로로 유지하고 4월부터 12월까지는 월간 600억 유로로 낮춰 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ECB 결정에 대해 ANZ는 테이퍼링과 관련한 우려는 줄었다며 유로화는 추가 약세를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 연장 관점에서 봤을 때 비둘기파적인 정책 조치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마지막으로 양적완화는 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며 필요 시 채권매입규모를 다시 800억 유로로 확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외환시장 들어서는 ECB 통화정책 결과 여파가 지속되면서 미 고용지표 결과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1만 건 줄어든 25만8000건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전문가 예상치 25만5000건보단 3000건 많은 것이다.
이로써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92주째 연속으로 30만 건을 밑돌았다. 이는 1970년 이후 최장 기간으로 그만큼 노동시장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 달러화는 장 후반 들어 급 변동 이후 쉬어가는 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재미있던 점은 외환시장이 ECB의 양적완화 연장에 무게를 둔 것과는 달리 미 채권시장은 테이퍼링이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씽크마켓츠는 ECB가 2017년까지 채권매입을 연장한 것은 시장 예상보다 길다면서도 규모를 800억 유로에서 600억 유로로 줄인 것은 기대 이하이라고 말했다. 이어 ECB는 더 비둘기파적으로 테이퍼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EUR/USD 환율은 전 거래일 1.0753달러보다 큰 폭으로 하락(달러 가치 상승)한 1.0608달러 근처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 100.23보다 0.86% 상승한 101.09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