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 미 연준 예상 밖 비둘기파적 입장 발표에 달러 급락
전일(16일) 외환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비둘기파적 정책 발표의 영향으로 미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급락세를 나타냈다.
먼저, 이날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를 앞두고 평소보다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장 중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발언이 전해지며 엔화가 달러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구로다 총재는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필요한 경우 양적-질적완화 및 마이너스 금리를 통해 추가 완화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이론적으로 -0.50%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구로다 총재는 이어 다른 조건이 같다면 통화완화는 엔화를 약세로 유도한다며 엔화 가치가 펀더멘털을 반영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구로다 총재의 구체적인 금리 수치를 내놓는 등의 다소 의외의 발언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며 USD/JPY 환율을 장중 113.82엔까지 끌어올렸다.
유럽외환시장 들어서는 특별한 유럽 경제지표 발표가 부재한 가운데, 미 연준이 이번 FOMC 회의 결과가 매파적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미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는데, 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겠지만, 향후 금리 인상 속도와 관련해 매파적 입장을 시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부각됐다.
뉴욕외환시장 들어서는 개장 초반 FOMC 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발표된 미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율 기준으로 높은 수준을 보임에 따라 연준이 예상보다 더 매파적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2월 미 CPI는 전월 대비 0.2% 하락해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그러나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올라 예상치 0.2%를 웃돌았으며, 특히 전년대비로는 2.3%나 증가해 지난 2012년 5월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한편, 같은 시간 발표된 미 주택착공 실적 역시 호조를 나타냈는데,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2월 미국의 주택착공건수는 전월 대비 5.2% 늘어난 117만8000건을 기록해 지난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미 달러화는 FOMC 회의 결과를 앞둔 경계감이 이어지며 좁은 범위 내에서 제한된 등락 폭을 나타냈다.
장 후반 들어서는 미 FOMC 회의 결과가 확인되며 달러화는 주요통화 대비 급락세를 나타냈는데, 이는 FOMC 성명이 시장의 예상과 달리 비둘기파적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날 미 연준은 이틀간의 FOMC 회의를 마치고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기준금리인 0.25%∼0.50%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도 지난해 말 예측치인 2.4%에서 2.2%로 0.2%포인트 낮췄으며, 올해 물가상승률 예상치도 당초 1.6%에서 1.2%로 낮춰 잡았다.
연준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미국 경제에 지속적인 위험을 주고 있다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통화정책 회의 후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은 해외 국가들의 경제 성장 전망이 예전보다 다소 더 나빠졌다며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 생산 둔화 여파로 기업 투자와 수출이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준은 올해 말까지 금리 인상 횟수가 지난해 12월 제시한 4차례보다 줄어든 2차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연준은 고용 시장에 대해서는 예전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 실업률 전망은 4.7%로 지난해 12월과 같았지만 내년과 내후년은 각각 4.7%에서 4.6%, 4.7%에서 4.5%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달러화의 가세는 연준이 올해 4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었으나, 2차례로 줄어들면서 이날 달러화를 급락세로 이끌었다.
이날 EUR/USD 환율은 전 거래일 1.1107달러보다 크게 상승한 1.1214달러 수준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 96.64보다 0.92% 하락한 95.75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