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 연준-ECB 정책 행보 엇갈리며 달러 약세
전일(15일) 외환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 간 정책 행보가 엇갈리면서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먼저, 이날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매파적 동결 영향으로 달러화가 엔화에 대해 올해 들어 최고치(엔화 가치 최저)까지 올라섰다. 장중 USD/JPY 환율은 141.324엔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23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연준이 이달 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2회, 50bp의 추가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USD/JPY가 급등했다.
추가 긴축을 암시한 연준과 달리 일본은행은 15~16일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 현행 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일 금리차가 확대되리라는 예상에 USD/JPY이 우상향 흐름을 나타냈다.
이날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이 외환시장의 불안정한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지만 환율 급등을 막진 못했다.
유럽외환시장 들어서는 ECB가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25bp 인상하면서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3.75%에서 4.0%로 인상하고 예금금리도 3.25%에서 3.50%로 인상했다. 이는 2001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한계 대출금리도 4.00%에서 4.25%로 올렸다. 새로운 정책 금리는 오는 6월 21일부터 발효된다.
ECB는 2022년 7월을 시작으로 이달까지 총 8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ECB의 이번 금리 인상은 연준의 통화정책과도 차별화된 행보다.
앞서 전날 연준은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이후 거의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중단한 셈이다.
뉴욕외환시장 들어서는 연준과 ECB 등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적 행보가 엇갈린 영향 속에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전날 연준은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점도표 상의 올해 연방기금 금리 중간값 전망치를 5.6%로 높였다. 이는 올해 안에 추가로 2회 금리인상이 가능함을 예고한 것이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했지만 “매파적 동결”로 풀이했다. 연준이 7월에 기준금리 인상 행보를 사실상 재개할 것이라고 시사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미국의 경제지표는 엇갈린 신호를 보이면서 달러화 약세를 빌미가 됐다. 소비 관련 지표는 호전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생산지표는 악화된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는 깜짝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증가해 직전 월 0.4% 증가보다는 다소 둔화했으나 전문가 예상치 0.2% 감소보다는 양호했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미국인들의 소비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해온 지표 중 하나다.
이어서 미국의 5월 산업생산은 올해 들어 첫 감소세를 나타냈다. 올해 5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0.0%를 밑돌았다.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는 전주와 같은 수준인 26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 수정치와 같은 수치로, 전문가 예상치 24만5000명 보다 부진한 기록이다.
시장의 한 전문가는 여전히 유로존이 인플레이션 정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면서 인플레이션 정점이 어떤 모습일지는 상황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원 형태가 되겠느냐고 자문하면서 만약 그렇다면 ECB가 향후 한 번 더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꽤 오랫동안 금리동결 기간에 머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EUR/USD 환율은 전 거래일 1.0829달러보다 상승(달러 가치 하락)한 1.0942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0.83% 하락한 102.14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