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 비둘기 파월 영향으로 달러 급락

전일(1일) 외환시장에서는 최근 인플레 압력 지속에 따른 우려로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됐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이 당초 예상과 달리 비둘기파적 뉘앙스를 보이면서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먼저, 이날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미 FOMC 정례 회의 결과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가 매파적 면모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며 달러화가 엔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전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전 분기 대비 1.2%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1.0% 상승을 웃돌자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욱 후퇴했다.

FOMC 결정을 앞두고 임금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연준이 연내 금리인하를 시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왔다.

지난 29일 160엔을 돌파했던 USD/JPY 환율은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엔화 매수에 한때 154엔까지 밀렸으나 다시 차츰 레벨을 높였다.

한편, 일본은행(BOJ)이 발표한 당좌예금잔고 전망에 따르면 외환 개입을 반영한 ‘재정 및 기타 요인’에 의한 감소액은 7조5,600억 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 개입을 가정하지 않은 시장 추정치와 5조 엔 이상 차이가 나는 수준으로, 엔화 매수 개입 규모가 약 5조 엔 수준으로 추측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FOMC를 의식한 엔화 매도세가 다시 유입되면서 환율은 지난달 26일 일본은행(BOJ) 금융정책 결정 회의 이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시장에서는 미-일 금리차가 여전히 매우 커 당국의 개입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유럽외환시장 들어서는 미 FOMC 회의 결과를 앞두고 관망세가 강화된 가운데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노동절로 휴장하면서 거래량이 평소보다 크게 줄어든 가운데 투자자들은 FOMC 회의 결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뉴욕외환시장 들어서는 미 FOMC 회의 결과가 시장의 예상보다 비둘기파적 면모를 보이면서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FOMC 회의 결과 발표에 앞서 공개된 미 제조업지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달러화가 약세로 방향을 잡았다.

이날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4월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를 기록해 직전 월 50.3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50.0도 밑도는 것이다.

뉴욕시간으로 오후 2시 FOMC 결과가 발표되자 달러는 빠르게 낙폭을 확대했다. 연준은 예상대로 연방기금금리(FFR) 목표범위를 5.25~5.50%로 동결했으나, FOMC 성명에 최근 몇달 간 위원회의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추가 진전이 부족했다는 문장을 새로 집어넣어 금리인하까지 더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6월부터 바로 양적긴축(QT) 감속을 시작하기로 한 것은 비둘기파적인 대목이었다. 연준은 종전 600억달러였던 미 국채 QT 월간 한도는 250억달러로 절반 넘게 축소하기로 했다. 주택저당증권(MBS) QT 월간 한도는 350억달러로 유지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사이 위험선호 심리는 한층 고조됐고, 달러의 낙폭은 가팔라졌다. 다만 이후 미 10면물 국채금리가 4.60% 선을 회복하자 달러 약세도 수그러졌다.

파월 의장은 다음 정책금리의 방향이 인상일 가능성은 낮다며, 금리인하와 금리인하를 하지 않는 경로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용시장이 예상외로 약해지면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장 후반께 오는 6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90.9%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날에 비해 0.6%포인트 높아졌다.

이날 EUR/USD 환율은 전 거래일 1.0667달러보다 상승(달러 가치 하락)한 1.0708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64% 하락한 105.63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