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 미 인플레 완화에 연준 속도조절 기대… 달러 급락
전일(13일)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속도조절론이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먼저, 이날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미 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확산된 가운데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보합권에서 제한된 움직임을 나타냈다.
USD/JPY 환율은 전날 미 국채금리 상승과 동반해 137엔대까지 오른 뒤 미 11월 CPI 발표를 기다리며 보합권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부 단기 투자자들이 포지션 조정 성격의 엔화 매도에 나서면서 USD/JPY 환율을 밀어 올렸으나 엔화 매도세가 일단락된 이후에는 상단이 무거운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경기 감속 우려 등을 배경으로 달러 강세 전망이 흐릿해져 유로 등 다른 주요 통화 대비 산발적인 달러 매도가 나오자 USD/JPY 상승도 멈췄다고 전했다.
유럽외환시장 들어서도 미 CPI 발표를 앞둔 경계감에 달러대비 유로화가 좁은 범위에서 제한된 움직임을 나타냈다.
이날 독일의 12월 경기기대지수는 마이너스를 이어갔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의 12월 경기기대지수는 -23.3을 기록해 전월 -36.7보다 마이너스폭이 줄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27.0보다 양호한 기록이다.
한편, 시장은 이번 주에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ECB와 BOE가 연준보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유로존과 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미국보다는 더 큰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ECB는 50~75bp 인상하고 BOE도 최소 50bp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됐다. 투자자들은 ECB와 BOE가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각각 125bp, 150bp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연준은 60bp 인상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외환시장 들어서는 미 CPI가 시장의 예상보다 완화하면서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을 기록해 직전 월 0.4% 상승보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0.3% 상승도 밑도는 것으로 지난해 12월 7.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년 대비로는 7.1% 상승을 기록해 직전 월 7.7% 상승보다 크게 완화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7.3% 상승도 밑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시장 예상보다 낮았다.11월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상승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6.1% 상승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 10월 기록했던 6.3% 상승도 하회했다.
미 CPI 완화로 국채금리도 급락세를 보이며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전날 종가 대비 14bp 이상 하락한 3.46%에 호가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제기한 가운데 시장은 기준금리 인상폭이 50bp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79.4% 수준을 기록했다. 2023년 2월 FOMC에서 연준이 25bp로 기준금리 인상 폭을 추가 축소할 가능성도 55.7%나 반영됐다.
시장의 한 전문가는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은 수준에서 중앙은행이 원하는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낮아졌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진단했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긴 여정이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목표 2%로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이는 가계에 긍정적이고 위험 자산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물가지표의 또 다른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날 EUR/USD 환율은 전 거래일 1.0534달러보다 큰 폭 상승(달러 가치 하락)한 1.0630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95% 하락한 104.00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