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 경제재개 기대 속 글로벌 지표 부진에 달러 혼조세

전일(6일) 외환시장에서는 각국의 경제재개 기대가 이어진 가운데, 극도로 부진한 글로벌 경제지표 결과에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혼조세를 나타냈다.

먼저, 이날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일본이 헌법기념일 대체휴일로 금융시장이 휴장하며 거래량이 다소 위축된 가운데, 달러화가 엔화에 약세를 나타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각국의 봉쇄 조치가 속속 완화되며 경제재개 기대가 이어졌지만, 전날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의 일부인 채권 매입의 정당성을 입증하라고 판결한 여파 때문이다.

독일 헌재 판결에 따라 ECB가 3개월 내로 소명하지 못할 경우 독일 분데스방크는 ECB의 공공채권 매입 프로그램(PSPP)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 유로존 경제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유럽외환시장 들어서도 역시 전날 독일 헌재 판결 여파가 이어진데다, 유럽 경제지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유로화가 달러화에 최근 2주 사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유로는 엔화에 대해서는 2016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보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ECB가 채권 매입의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독일 헌재 결정이 유로존의 경기 부양 노력을 좌절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그만큼 불확실성은 커진 상황이다.

한 전문가는 EU가 코로나19에 시달리는 경제를 지원하는 데 결속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유로는 달러에 계속 떨어질 것이라며, 독일 판결로 ECB 정책 결정의 독자성이 약해진 뒤 유로가 압박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중 발표된 유럽 경제지표는 일부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으나,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유로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4월 유로존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앞서 발표된 예비치 11.7보다 소폭 개선된 12.0을 기록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예비치와 동일한 11.7을 예상했다.

같은 기간 독일의 서비스업 PMI 확정치는 16.2로 예비치 15.9를 웃돈 반면, 프랑스 예비치는 10.4보다 부진한 10.2를 나타냈다. 이탈리아도 예비치 17.4보다 둔화된 10.8을 기록했다.

독일의 3월 공장주문(제조업수주)은 전월 대비 15.6% 감소해 직전 월 1.2% 감소보다 크게 둔화됐으며, 유로존 3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9.2% 감소해 직전 월 수정치 0.6% 증가보다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0.5% 감소보다도 부진한 것으로, 사상 최대 감소 폭이다.

뉴욕외환시장 들어서는 유럽에 이어 미국도 부진한 경제지표 결과를 나타내면서 안전선호 심리가 높아진 가운데, 달러화는 유로화에 강세를 보이고, 더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이는 등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미 ADP가 발표한 4월 민간고용은 2023만6000명 감소하며 직전 월 14만9000명 감소보다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2005만 명 감소보다도 부진한 것으로, 사상 최악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게다가 이번 보고서는 4월 12일까지 기업들의 급여를 기반으로 수치를 측정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고용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완전한 충격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시장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우는 모습이었다.

한 전문가는 유로가 달러 대비 약 10% 저평가돼 있지만, 글로벌 전망이 약세이고 유로존 경기침체가 다른 곳보다 심각한 데다 유로존의 거시 정책 대응이 약하고 유가도 하락해 유로가 더 약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전문가는 EUR/UDS 환율이 앞으로 몇 달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1.02~1.05달러까지 떨어질 하방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EUR/USD 환율은 전 거래일 1.0843달러보다 하락(달러 가치 상승)한 1.0792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6% 상승한 100.17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