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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은행 부실채권 ‘직접 매입’ 카드 꺼내

FX분석팀 on 02/16/2016 - 07:44

현지시간 15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 은행권을 괴롭혀온 부실대출 문제에 대해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책을 꺼내들었다. 막대한 부실대출이 ECB의 초고도 완화정책의 파급경로를 가로막아 유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유럽 은행권의 부실채권 우려에 글로벌시장 전체가 맥없이 무너졌다. 2011년 재정위기의 악몽을 기억하는 투자자들이 지레 겁을 먹고 연일 은행주를 투매한 것이다.

경기둔화와 저유가 한파가 몰고 온 막대한 부실대출은 은행권을 괴롭혀온 만성질환이다. 은행들의 대출여력을 제한할 뿐 아니라 은행들 간의 자금흐름에도 걸림돌이 돼왔다. 그 결과 경기회복세가 억제되면서 부실대출 문제가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ECB가 직접적인 카드를 빼들고 나선 것이다. 이날 이탈리아 재무부에 따르면 ECB가 이탈리아 정부와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부실채권을 사들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CB는 이탈리아 은행이 보유한 부실대출을 담보물로 인정하고 현금을 공급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ECB는 지난 2014년 11월부터 월평균 11억9000만달러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사들이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해왔다.

이탈리아 은행권의 부실대출은 2000억유로에 달한다. JP모건 자료를 보면 이탈리아 은행권의 무수익여신(NPL) 비율은 16.7%로, 유럽 평균 5.6%를 세 배나 웃돈다.

국제통화기금(IMF) 추산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유로존 은행들의 부실대출 규모는 9320억유로(약1조200억달러)에 달한다.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의 9.2%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날 유럽의회 보고에 나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취약해진 ABS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계획을 지지한다며 이를 통해 금융시장을 강화하고 시장안정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유럽의 은행부문은 지난 2012년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지난 몇 년 사이에 자본이 대폭 강화됐다면서도 일부 은행들은 여전히 벌금과 구조조정 비용에서부터 대규모의 부실채권에 이르기까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ECB는 이 문제에 관해 맡은 바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ECB의 공격적인 부실해소 방안이 난관에 부딪칠 개연성도 있다. 중앙은행이 민간은행의 위험을 지나치게 많이 떠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예상할 수 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ECB는 일정 기준 이상의 ABS와, ABS의 선순위 트렌치만 매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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