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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달러, 이틀간 하락 폭 30년 만에 최대.. 페그제 폐기 전망

FX분석팀 on 01/15/2016 - 07:27

현지시간 1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당 홍콩달러 가치는 전거래일 대비 0.17% 하락한 7.7947달러에 거래됐다. 이로써 홍콩달러의 가치는 지난 2거래일간 0.5% 떨어지며 지난 1986년 8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홍콩 항성지수는 이날 1.5% 하락했다. 지난 한 달 동안은 8.24%, 3개월 동안은 14.71% 떨어졌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글로벌 외환 시장 환경이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에 홍콩달러 가치가 약세 쪽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홍콩달러는 지난해 8월 중국이 예상치 않게 위안화를 단기간에 2% 절하했을 때에도 급격한 약세를 보인 바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홍콩달러 가치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자 HKMA가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홍콩은 1983년부터 달러당 홍콩달러 환율을 7.75~7.85홍콩달러 범위에서 유지하는 달러페그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 환율이 급변동하며 이 범위 상단을 벗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의 집계를 보면, 옵션 가격에서 홍콩달러가 페그제 범위 밖으로 약세를 보일 확률은 34%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말(9.5%) 대비 세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홍콩달러 가치가 달러당 7.85홍콩달러보다 약세를 보이면 이 통화를 파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풋옵션의 발행 규모(Notional value of outstanding put options)는 지난 한 달 간 95억6000만달러에서 110억900만달러로 증가했다.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 선임 외환전략가는 중국 증시 하락의 여진이 홍콩달러 환율에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소재 호주커먼웰스은행의 전략가는 홍콩 당국의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당국은 외환 시장에 자신감을 불어넣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그제 범위 내로 환율을 유지하려면 당국의 개입은 불가피한데, 최근 급변동으로 인해 개입 부담이 커졌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부담에도 홍콩이 페그제를 폐지할 확률은 크지 않다. 유가 급락으로 재정적자 급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달러페그제를 폐지한다면 재정적자 해소에 기여할 수 있지만 홍콩은 그 정도의 이점이 없다는 분석이다. 사우디는 페그제 포기를 통한 통화 절하가 가능해지면 달러로 표시된 유가가 떨어져도 자국통화 표시 수출액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재정적자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달러페그제가 1983년 도입 이후 여러차례의 격변기에도 굳건하게 유지되어 왔다는 점도 폐지 전망을 낮추는 요인이다. 홍콩의 중국 반환(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1997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유행기(2003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등의 고비에도 홍콩달러의 달러페그제는 변함없이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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