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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페소화, 트럼프 첫 회견에 사상 최저

FX분석팀 on 01/12/2017 - 08:03

현지시간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첫 기자회견에 멕시코 페소화값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트럼프가 이날 회견에서 멕시코 국경에 담장을 세우고 국경을 넘어오는 수입품에 고율의 국경세를 물리겠다고 재차 경고한 게 직격탄이 됐다.

이날 트럼프가 대선 승리 이후 첫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멕시코 페소/달러 환율은 한때 사상 처음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22페소를 넘어섰다. 달러 대비 페소화값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페소/달러 환율은 장 후반에 21페소 후반대로 복귀했지만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는 올 들어 벌써 5% 넘게 추락했다. 지난해 11월8일 미국 대선 이후로는 20% 떨어졌다.

트럼프가 이날 회견에서 멕시코를 표적으로 한 반무역, 반이민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페소화 투매 속도가 더 빨라졌다. 그는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가 최근 멕시코 공장 신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미국 내 생산을 늘리기로 한 사실을 거론하며 미국을 떠나는 기업엔 무거운 국경세를 물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에 담장을 설치하겠다는 공약도 취임 뒤에 추진할 최우선 정책으로 남겨뒀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담장 건설을 위해 멕시코와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기다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공세는 미국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멕시코는 최근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 북미 생산거점으로 부상했지만 트럼프의 압력에 투자 계획 철회가 잇따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한다는 트럼프의 공약이 실현될 공산도 크다는 관측이 돌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멕시코 페소화의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칼 포르체스키 투자전략가는 페소/달러 환율이 올 1분기에 23페소까지 오른 뒤 22.50페소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봤다.

외환트레이딩 업체인 퍼스트라인FX의 제이슨 라인원드 최고경영자(CEO)는 멕시코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한 금리인상에 나서도 페소화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2015년 말 3%였던 기준금리를 5.75%까지 높였다. 지난해 12월까지 세 차례 연속 0.5%포인트씩 금리를 높였지만 페소화 약세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달러값은 최근 14년 만에 최고 수준에서 고공행진하며 페소화를 짓누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친성장정책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는데 이는 달러 강세를 더 부추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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