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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98년 외환위기 재연 우려

FX분석팀 on 12/17/2014 - 10:55

현지시간 16일 러시아 루블화가 전날 러시아중앙은행(CBR)의 전격적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달러에 대해 11% 이상 폭락하면서 1998년과 같은 외환위기 상황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시민들이 루블화 통화가치 폭락으로 물건 값이 계속해서 오르자 사재기에 나서고 있고, 일부 은행에서는 예금인출 사태로 현금이 부족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또한, 예금주들은 루블 예금을 빼내 달러나 유로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일부 은행은 외화 잔액이 100달러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유가 폭락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로 촉발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경기침체, 경제제재, 유가 폭락이라는 3각파도에 직면해 고전하고 있던 러시아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 됐다.

세르게이 슈베초프 CBR 부총재는 현 상황에 대해 ‘위기’라면서 1년 전만 해도 최악의 악몽으로라도 지금 같은 일들이 일어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CBR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소집해 긴급 대책회의를 갖기도 했다.

슈로더의 펀드매니저는 러시아가 전면적인 외환위기에 빠졌다면서 위기 원인들이 해소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제재안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더 꼬이고 있다.

루블은 이날 장중 달러당 80루블까지 추락했다. 연초 대비 50% 넘게 폭락하면서 1998년 디폴트로 이어진 외환위기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당시에 비해 보유외환도 넉넉하고 경제체질도 탄탄하지만 한 번 둑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17일 끝나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재닛 옐련 의장이 내년 중 금리인상을 강력히 시사하는 메시지를 보내면 이 둑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 금리인상 예상은 신흥시장에서 미국으로 다시 자금이 이동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상황이 더 악화하는게 불가피하다.

시장에서는 전날밤 기준금리를 6.5%포인트 높은 17%로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루블이 폭락함에 따라 이제 러시아가 자본통제라는 극약처방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줄리어스 베어스의 신흥시장 전략가는 러시아 상황은 최악까지 왔다면서 최후의 수단은 자본통제 도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통제해 루블 폭락을 멈추는 최후의 수단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러시아 외환위기의 골이 깊어지면서 국제 자금의 안전자산 회귀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사상처음으로 0.56%까지 낮아졌고, 일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 여시 사상최저치인 0.36%로 떨어졌다. 채권 수익률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스탠더드 생명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가격 흐름이 러시아가 상당한 침체를 겪고, 다른 나라로도 확산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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