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 미 고용지표 발표 앞두고 달러화 강세
전일(3일) 외환시장에서는 중국 지표 부진,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인하 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에도 미국의 6월 금리인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미 노동부 4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달러화는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먼저, 이날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일본이 제헌절을 맞아 금융시장이 휴장함에 따라 다소 한산한 거래량이 이어졌다. 다만, 중국 경제지표 부진과 RBA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가 확인되며 호주달러화가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로화의 경우에는 미 달러화에 대하 한때 1.1616달러까지 오르며 지난 2015년 8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USD/JPY는 장중 한때 105.91엔까지 떨어졌다. 엔화가치가 105엔대까지 하락한 것은 2014년 10월 이후 약 1년 반만의 일이다. 이는 지난달 28일 일본은행(BOJ)이 추가완화 대신 현상유지를 택하면서, 추가완화를 기대하며 엔화를 매도했던 투자자들이 다시 엔화매수를 늘렸기 때문이다.
이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Caixin)이 발표한 지난 4월 중국의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를 기록해 전월 49.7보다 둔화된 것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 49.8에도 미치지 못했다. 차이신 제조업 PMI는 작년 2월 50.7을 기록한 뒤 3월부터 기준선인 50 아래로 떨어지고는 14개월째 경기 위축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편, 호주중앙은행(RBA)은 이날 통화정책 결정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2.00%에서 1.75%로 인하했다.
RBA는 지난해 5월 0.25%포인트 인하 후 1년만에 인하를 재개했다. 시장은 호주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반신반의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27명의 이코노미스트들 중 12명이 1.75%로 인하를 점쳤다. 나머지 15명은 동결을 예상했다.
RBA의 기준금리 인하는 디플레이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호주달러화는 지난 1월 중순 이후 3개월 가량 15% 급등한 후 최근 급등 폭을 소폭 되돌렸다.
유럽외환시장 들어서는 유로존 생산자물가지수 호조에도 미 노동부 고용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감 속에 전장에서의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확인되며 유로화는 미 달러화에 대해 다시 약세로 돌아서 1.150달러선 근처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유럽연합(EU) 통계청 유로스타트가 발표한 지난 3월 유로존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3% 상승을 기록해 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뉴욕외환시장 들어서는 특별한 미 경제지표 부재한 가운데 미 달러화는 주요통화 대비 강세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었는데, 중국 지표 악화, RBA 금리 인하, 그리고 뉴욕증시 약세 등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 선호에도 불구하고 오는 6월 혹은 7월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날 데니스 록하트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록하트 총재는 6월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실현 가능한 선택지인지 고려했을 때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이날 오후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를 나타낼 것이며 실업 지표가 경제를 더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밝힌 뒤 점진적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제유가는 전세계 공급 과잉 우려 재부각으로 약세를 지속해 달러화와 위험자산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라크의 4월 산유량이 증가한 데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4월에 1천15만배럴 수준을 보였으나 조만간 사상 최대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이란 역시 제재 이전 수준의 수출량 회복을 위한 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식 등으로 유가가 전날에 이어 하락압력을 받았다.
이날 EUR/USD 환율은 전 거래일 1.1527달러보다 하락한 1.1492달러 근처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 92.55보다 상승한 93.03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