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 파월 비둘기 발언 여파에 달러 약세로 급 반전

전일(30일) 외환시장에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먼저, 이날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을 기다리며 달러화가 엔화에 대해 138엔선 근처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최근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온 것을 고려하면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 역시 매파적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달러화가 갑자기 강세로 돌아서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시장 참가자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예상치보다 낮게 나오면서 이후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가 커져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 달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75bp 금리인상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이날 중국에서는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잦아든 가운데 코로나 확진자도 감소세를 보이면서 위안화 가치가 강세를 나타냈다.

유럽외환시장 들어서는 파월 의상 연설을 앞두고 관망세가 확산된 가운데 유로존 물가가 완화되면서 유로화가 장중 달러대비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여전히 두자릿수 상승세를 보였지만 상승폭은 전월보다 둔화됐다. 11월 유로존 CPI 예비치는 전년대비 10.0% 상승해 전월 확정치인 10.6%보다 낮아졌으며, 전문가 예상치 10.4%도 밑돌았다.

유로존 11월 CPI 예비치는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했다. 에너지와 식료품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11월 근원 CPI는 5.0% 상승했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로는 0.0%를 기록했다.

한편, 독일 고용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독일 연방노동청이 발표한 독일 11월 실업률은 5.6%를 기록해 직전 월 5.5%보다 둔화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5.5%도 웃도는 기록이다.

뉴욕외환시장 들어서는 엇갈린 미 경제지표 결과 속에 달러가 강세를 보였으나, 이후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영향으로 약세로 급 반전했다.

먼저, 이날 미 ADP가 발표한 11월 민간고용은 12만7000명 증가하며 직전 월 23만9000명 증가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20만 명도 밑도는 것으로, 2021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다만, 성장률 지표는 양호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3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는 앞서 발표된 예비치 2.6% 상승보다 개선된 연율 2.9% 상승을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2.6% 상승보다도 양호한 기록이다.

이날 파월 연준 의장이 비둘기로 돌변하면서 달러화 약세를 견인했다. 파월 의장이 이날 연설을 통해 금리인상 속도를 완화할 시기가 빠르면 12월에 올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브루킹스 연구소의 ‘재정 통화정책 허친스 센터’ 연설에서 통화정책이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불확실한 시차로 영향을 주면서 급속한 긴축 정책의 완전한 효과는 아직 느껴지지 않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을 낮추기에 충분한 제약적 수준에 근접함에 따라 금리인상 속도를 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금리인상 속도를 빠르면 12월에 완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도한 긴축을 원하지는 않는다며, 금리인하를 곧 하기를 원하지는 않아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한 전문가는 연준이 현재의 인플레이션과 고용 상황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파월은 현 시점에서 계속해서 매파적인 편에 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EUR/USD 환율은 전 거래일 0.9881달러보다 상승(달러 가치 하락)한 1.0406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90% 하락한 105.87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