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 유럽 침에 우려 등에 유로/달러 패리티 근접

전일(11일) 외환시장에서는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가시화되는 등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한층 강화되면서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급락세를 보이며 패리티(1유로=1달러)에 근접했다.

먼저, 이날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의 초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엔화가 달러대비 약세 흐름을 재개했다.

전일 뉴욕증시 약세 영향으로 이날 아시아증시가 동반 하락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부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달러가 강세를 띠는 가운데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겠다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의 발언이 겹치면서 USD/JPY 환율이 137엔선을 돌파했다.

이날 구로다 총재는 지점장 회의에서 일본 경제가 약간의 약세 징후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주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초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중 발표된 일본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지난 5월 핵심기계수주는 전월 대비 5.6% 감소해 직전 월 10.8% 증가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5.5% 감소보다도 부진한 기록이다.

이어서 일본 6월 공작기계수주는 전년 대비 17.1% 증가해 직전 월 23.7% 증가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외환시장 들어서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유로존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면서 유로화가 달러대비 1대 1 비율로 교환되는 패리티에 바짝 다가섰다.

러시아는 이날부터 유지보수 작업을 이유로 독일행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통한 가스공급을 열흘간 중단했다. 독일 정부는 가스공급이 영구히 중단될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 최대 에너지회사 에니(Eni)는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즈프롬이 하루 평균 3200만㎥를 보내던 가스를 오늘 2100만㎥만 보내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에니는 가스 공급과 관련해 중대한 변동이나 새로운 소식이 생기면 정보를 더 제공하겠다고 덧붙였지만, 가즈프롬이 왜 평소 가스 공급량에서 3분의 1을 줄였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뉴욕외환시장 들어서는 유럽 경기 침에 우려와 일본의 초완화정책 지속 등의 영향으로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서는 패리티에 근접했으며, 엔화에 대해서는 24년 만에 최고 수준의 강세를 재개했다.

시장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달러화 가치를 한 번 더 끌어올리는 견인차 구실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이 매파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여서다.

3일에 발표되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5일에 배포되는 소매판매가 연준의 행보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두 지표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과열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할 경우 연준으 매파적인 통화정책 행보도 한층 강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6월 CPI가 전년동기대비 8.8% 급등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월의 상승률 8.6%를 웃도는 수준이자 1981년 12월 이후 40년여 만에 최고 기록을 또 갈아치우는 수준이다.

시장은 6월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치를 웃돌 때를 대비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75bp 금리인상을 넘어서 100bp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그레이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7일 연준의 75bp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치를 깨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지표 등 이번 발표가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약해져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연준은 대부분의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보다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면서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도 실제로 연준의 인상폭을 따라갈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EUR/USD 환율은 전 거래일 1.0185달러보다 하락(달러 가치 상승)한 1.0037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1.23% 상승한 108.21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