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 미 서비스업지표 예상 밖 부진에 달러 약세
전일(3일)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의 서비스업지표 부진에 주목하며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다소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먼저, 이날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일본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여전한 가운데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151엔선 중반에서 제한된 움직임을 나타냈다.
USD/JPY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152엔선 진입을 앞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이 진행됐다. 당국자들의 구두개입 강도가 거세지고 있지만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행보가 당초 전망보다는 긴축적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전날까지 연일 강도 높은 구두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은 크게 주목하지 않고 있다. 재무상이 구두개입을 통해 일시적인 충격을 줄 수는 있지만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엔화의 방향성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은 재무상으로부터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USD/JPY 환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것 이상의 엔화를 지지하는 일방적인 개입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조치가 통화정책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개입에 대한 가능성이 통상적인 수준보다 더 가파른 하락세를 촉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외환시장 들어서는 유로존의 물가 둔화세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는 가운데 달러대비 유로화의 움직임은 다소 제한된 모습이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4% 상승해 전월 확정치 2.6% 상승보다 낮아졌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기록이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2.9％로 반짝 반등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1월 2.8％, 2월 2.6％ 등으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유로존 인플레이션 지표 둔화에 대해 ECB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확고히 한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었다.
ECB는 오는 11일 통화정책회의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ECB는 지난달 회의에서 4차례 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했으며, 대부분 전문가는 ECB가 6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수차례에 걸쳐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유로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4월부터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소수 의견도 있다.
뉴욕외환시장 들어서는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가 예상보다 둔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비교적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지난 3월 미국의 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4를 기록해 직전 월 52.6보다 둔화됐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52.7도 밑도는 기록이다.
특히, 서비스업 PMI 중 가격지수는 53.4로 전월대비 5.2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사태가 발발한 2020년 3월 이후 4년 만의 최저치다.
다만 이보다 앞서 발표된 미 고용지표는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달러화의 낙 폭을 제한했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민간부문 고용은 전달보다 18만4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5만5000명을 3만명 가까이 웃도는 기록이다.
한편, 이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일자리 증가율과 물가 상승률 모두 예상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다며, 다만 최근 지표는 탄탄한 경제 성장과 강력하지만 재균형을 이루고 있는 고용 시장, 종종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2%를 향하고 있는 물가상승률 등 전반적인 그림을 실질적으로 바꾸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한 전문가는 ISM 서비스업 PMI는 미국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하드 데이터에 부합한다면서 가격지수가 급락한 것이 특히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업 가격지수를 감안,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2월의 3.4%에서 2%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EUR/USD 환율은 전 거래일 1.0771달러보다 상승(달러 가치 하락)한 1.0834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50% 하락한 104.23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