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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로화 강세에 ECB 개입 촉구 잇따라

FX분석팀 on 07/08/2014 - 11:20

지난 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기존 정책을 그대로 유지한 이후 유로화의 거침없는 강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ECB의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ECB는 시장 원칙을 고수하며 양적완화를 비롯한 추가 조치를 꺼리는 분위기다.

현지시간 7일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의 여객기 부문 CEO인 파브리스 브레지에는 현재 1.35달러인 EUR/USD 환율을 1.20-1.25달러 수준으로 10% 낮추기 위해 ECB가 개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로존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경제성장을 위해 환율을 무기로 삼지 않는 경제구역이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EUR/USD 환율은 1.36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 1.28달러 선에서 6% 넘게 올랐다.

에어버스는 유로존에서 유로화 강세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된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항공기 제조 과정에서는 유로화로 비용을 치르지만 항공기를 팔 때는 가격이 달러로 매겨지기 때문이다. 생활용품 업체 유니레버, 소프트웨어업체 SAP, 자동차 회사 BMW 등 해외 매출 비중이 큰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브레지에 CEO의 발언은 국제통화기금(IMF)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로존 일부 국가들이 최근 ECB에 양적완화를 주문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들은 ECB가 저인플레이션을 막고 성장세를 자극하는 동시에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리려면 국채 등 자산을 매입해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브레지에 CEO도 일본은 엔화 가치를 20%나 끌어내렸다며 엔화 약세 기조의 배경이 된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사례를 넌지시 거론했다.

그러나 ECB는 환율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브느와 꾀레 ECB 집행이사는 유로화 가치가 강세를 띨수록 ECB가 개입에 나서야 한다는 압력도 커진다며 통화정책으로 유로화 강세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환율은 국제시장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명시적으로 환율을 목표로 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ECB가 이미 결정한 조치들이 효과를 내 물가상승세를 떠받칠 것으로 확신한다며 양적완화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낮추고 시중은행이 ECB에 예치하는 여윳돈에 수수료를 물리는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은행권을 상대로 4000억유로 규모의 저금리장기대출(LTRO)도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유로화 강세가 지속되자 상당수 전문가들은 ECB가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려 디플레이션 우려를 해소하려면 양적완화 등 더 대담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꾀레 이사는 양적완화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과 영국에서 나타난 양적완화 효과를 유로존에서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채 금리 수준이 이미 매우 낮은데 굳이 이를 매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설명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ECB가 드러내놓고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리려고 하면 독일이 반대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ECB 내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독일의 한 고위 관리는 1.35달러 수준인 EUR/USD 환율은 경쟁력을 갖추는 데 안정적인 토대가 된다며 환율 조작은 경쟁력을 얻는 길이 아니기 때문에 유로화 가치를 높이거나 낮추는 데 대해서는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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