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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경제 자문, 엔저 환율개입 말아라

FX분석팀 on 05/18/2016 - 09:33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 자문역(내각관방참여)인 하마다 고이치 미국 예일대 명예교수는 일본이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엔화 약세(엔저)를 유도하면 미국의 강력한 반발을 살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지시간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마다 교수는 최근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외환시장 개입은 현명하지 않다며 미국을 가만히 있게 할 합의 없이는 개입을 피하는 게 일본에 ‘안전한 베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다 교수는 아베 총리의 ‘경제 브레인’으로 아베노믹스를 설계한 인물이다.

WSJ는 하마다 교수의 발언이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을 놓고 미국과 일본이 공개적으로 충돌해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최근 잇따라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해 엔화 매도하는 방식의 시장 개입 가능성을 거론했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WSJ는 하마다 교수가 아베노믹스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를 감지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의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는 엔화 약세를 유도해 수출을 늘리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아베 총리 취임 이듬해인 2013년 일본은행(BOJ) 수장에 오른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데 집중했다. 이 결과 아베 총리가 집권한 2012년 말 80엔 수준이던 USD/JPY 환율은 지난해 6월 125엔을 웃돌았다. 그러나 최근엔 다시 109엔 수준으로 후퇴했다.

BOJ는 지난 1월에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해 엔저 공세 수위를 높였지만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인 엔화 수요가 커진 데다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달러가 약세로 기운 게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 배경이 됐다. BOJ의 강력한 통화완화정책에도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자 일본의 환율정책을 관할하는 재무성이 시장 개입을 벼르고 나선 것이다.

미국은 당초 일본의 엔저 정책을 용인했다. 하마다 교수는 당시에는 미국이 일본의 경기회복을 지원하고자 했지만 이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만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관리들이 엔화 약세가 미국 경제에 짐이 된다는 생각을 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며 이들은 통화완화정책에서 벗어나려고 하기 때문에 일본의 엔화 매도 개입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이 엔화 약세를 기반으로 수출을 늘리면 미국의 무역수지 불균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하마다 교수는 FRB와 미국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의회 비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함께 TPP를 주도한 일본의 환율 개입이 TPP에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협정을 무효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TPP 반대파 의원들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문제 삼으며 무역 상대국의 통화약세 정책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하마다 교수는 다만 환율 개입을 영원히 금기시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엔화가 극단적으로 절상돼 일본 경제를 위협하면 정상적인 상황에선 더 강력한 통화정책을 써야 한다면서도 통화정책의 성과가 빨리 나오지 않으면 미국의 반발이 아무리 무서워도 롼율 개입을 금기로 배제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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