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 연준 속도 조절론 부각에 달러 약세

전일(22일) 외환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내에서 속도 조절론을 주장하는 인사들이 늘어나면서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먼저, 이날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과 위안화 반등 등의 영향 속에 달러화가 엔화에 소폭 약세를 나타냈다.

투자 심리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과 봉쇄 등으로 위축돼 하단은 141엔대에서 지지되고 있다.

허베이성 성도 스자좡은 전날부터 25일까지 장안구 등 도심 6개 구에 대해 사실상 봉쇄 조처를 내렸고 후베이성의 성도 우한도 도심 5개 서취(구 아래 행정단위)를 봉쇄, 쇼핑몰과 음식점 등 상업시설의 문을 닫고 재택근무를 명했다.

중국 역외 위안화 가치는 강세로 돌아섰다. 전날 급락에 따른 되돌림인 것으로 풀이됐다.

한편,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오는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를 앞둔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외환시장 들어서는 연준의 속도조절론을 주목하는 가운데 유로존 지표 개선에도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유로존의 경상수지가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유로화 강세를 돌려세우지 못했다. 유로존의 9월 경상수지는 80억유로적자를 기록해 석 달 째 마이너스를 이어갔지만, 지난 8월 270억 유로보다 크게 줄었다.

한편, 전날 브렉시트와 관련 스위스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동에 따른 파장이 해소되면서 영국 파운드화도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외환시장 들어서는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미묘하게 변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달러화가 주요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970년대와 달리 현재의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잘 고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장기적인 기대인플레이션은 합리적으로 잘 고정돼 있다며 지금은 70년대와 다르다고 짚었다.

이에 앞서 메스터 총재는 전날 속도 조절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약적 정책 기조로 진입하는 시점에 있다며, 지금 시점에 금리 인상 속도를 조금 둔화시키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메스터 총재는 연준은 여전히 연방기금(FF) 금리를 올려야 하겠지만 통화정책 조정에 매우 신중할 수 있는 합리적인 시점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전날 최근의 연구를 인용해 속도조절론의 포문을 열었다.

데일리 총재는 기준금리가 보여주는 것보다 금융 긴축의 수준이 훨씬 높다면서 금융시장은 금리가 6% 수준인 것처럼 움직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리가 통화정책의 유일한 요소가 아니라며, 금융 환경이 연준의 기준금리 수준보다 더 긴축된 것은 연준의 계속된 대차대조표 축소와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도 긴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데일리 총재는 시장이 통화정책을 가격에 반영하는 정도가 연준의 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훨씬 넘어선다면서 연준의 기준금리와 금융시장 긴축 간의 격차에 대해 계속 의식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무시하면 과도한 긴축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미 국채금리도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이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당초 우려보다는 낮아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6bp 이상 하락한 3.76%에 호가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한때-77bp로 마이너스폭이 확대되면서 40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시장의 한 전문가는 사람들은 의사록의 한마디 한마디를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시사했던 것들이 연준의 공식 입장에 경도된 것인지 확인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긴축을 언제 중단할지 고려할 때 누적 효과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이날 EUR/USD 환율은 전 거래일 1.0240달러보다 상승(달러 가치 하락)한 1.0302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58% 하락한 107.1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