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 코로나19 우려 지속에 달러 이틀째 상승

전일(2일) 외환시장에서는 여전한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 속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달러화는 주요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먼저, 이날 아시아외환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지속된 가운데,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인 점 등의 영향으로 엔화가 주요통화 대비 혼조세를 나타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곧 유가 전쟁을 끝내고 석유 생산 감축과 가격 회복을 이룰 것이라 기대한다고 언급한 것이 유가 반등에 일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 지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이들 두 나라가 수일 내로 유가 전쟁을 끝내는 데 합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격이 7% 급등하는 등 위험회피 심리를 다소 완화시켰다.

유럽외환시장 들어서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전세계 경제가 최악의 경기침체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유로화는 달러화에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유럽 경제지표도 부진했다. 유로스타트가 발표한 지난 2월 유로존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6% 하락을 기록해 직전 월 0.2% 상승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0.4% 하락도 밑도는 기록이다.

뉴욕외환시장 들어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달러 유동성 공급 조치 이후 강력한 랠리에서 숨 고르기를 보였던 달러는 이날 미 고용지표 악화에도 이틀째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먼저, 이날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가 발표한 3월 챌린저 해고 건수는 전년 대비 266.9% 급증해 직전 월 26.3% 감소에서 한 달 만에 다시 큰 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어서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주 28일까지 한 주 동안의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664만8000건을 기록해 직전 주 수정치 328만3000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370만 건도 대폭 웃도는 것으로, 또 한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편,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2월 무역수지 적자는 399억 달러를 기록해 직전 월 수정치 455억 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400억 달러도 밑도는 기록이다.

전세계 경제가 최악의 위축과 리세션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한 전문가는 코로나19 피해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달러를 안전피난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미국의 더 가파른 침체는 통상 달러를 약하게 하지만,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이 더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준이 3월에 달러 유동성 공급을 목표로 강력한 대책을 내놓은 뒤 펀딩 시장에서 유로나 엔으로 달러를 빌리는 비용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3개월 FX 스와프 스프레드는 지난달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서 빠르게 축소됐다.

투자자들은 다음 날 발표되는 미 노동부 고용보고서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USD/JPY가 3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에 가장 민감한 환율이 될 것이라며, 지표가 예상보다 좋으면 금융 스트레스 조짐에 이익을 보는 경향이 있는 안전피난처 엔에 달러가 랠리를 보이겠지만, 투자자들이 좋은 수치도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만큼 달러 상승은 단기적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문가는 반등을 이용해 USD/JPY를 매도하는 게 올바른 방법이라며, 반대로 고용 지표가 실망감을 주면 USD/JPY에서 매도세가 나오겠지만, 낙폭은 채용이 얼마나 줄어드는 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EUR/USD 환율은 전 거래일 1.0949달러보다 하락(달러 가치 상승)한 1.0853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대비 0.70% 오른한 100.18을 나타냈다.